전세나 월세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고민이 생깁니다. 세입자는 “계속 살 수 있을까”, “보증금은 얼마나 오를까”가 궁금하고, 집주인은 “실거주하려면 언제 알려야 하나”, “올릴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가”가 궁금합니다. 이 질문들의 답은 대부분 주택임대차보호법과 2020년에 도입된 임대차 3법에 들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 조문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실제 계약 갱신 상황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날짜 계산법과 예시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8개 항목
주택임대차보호법,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람이 사는 집(주거용 건물)을 빌려 쓰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입니다. 전세든 월세든, 계약서에 ‘주거용’으로 쓰였든 아니든 실제로 주거용으로 쓰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적용됩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보호 장치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최소 2년 거주 보장: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했더라도 세입자는 2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원하면 1년 만에 나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 대항력: 집을 넘겨받고(입주)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다음 날 0시부터 집주인이 바뀌어도 새 집주인에게 계약 내용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우선변제권: 대항력에 더해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순위에 따라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즉, 계약서를 쓰고 이사한 날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함께 챙기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첫 단계입니다.
임대차 3법은 무엇을 바꿨을까
임대차 3법은 하나의 법 이름이 아니라 2020년에 함께 도입된 세 가지 제도를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근거 법률도 서로 다릅니다.
| 제도 | 핵심 내용 | 근거 법률 |
|---|---|---|
| 계약갱신청구권 | 세입자가 1회에 한해 계약 연장(2년)을 요구할 수 있음 | 주택임대차보호법 |
| 전월세상한제 | 갱신할 때 보증금·월세 인상 폭을 최대 5%로 제한 | 주택임대차보호법 |
| 전월세신고제 | 일정 금액 이상 임대차 계약을 30일 이내 신고 |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
앞의 두 가지는 ‘계약을 연장할 때’ 적용되는 규칙이고, 마지막 신고제는 ‘계약을 맺거나 바꿀 때’ 행정 절차로 지켜야 하는 의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날짜 계산이 가장 중요합니다
행사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청구권은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권리가 아닙니다. 계약 만료일 기준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2027년 6월 30일이라면, 2026년 12월 30일 무렵부터 2027년 4월 30일 무렵까지가 행사 가능 기간입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쓰기 어려워집니다.
의사 표시는 말로 해도 효력이 있지만, 나중에 다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문자 메시지나 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보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
세입자가 기간 안에 갱신을 요구하면 집주인은 원칙적으로 거절할 수 없습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입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세입자가 월세를 2기분(두 달 치)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밀린 적이 있는 경우
-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부모, 자녀 등)이 실제로 들어와 살려는 경우
- 세입자가 집주인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세를 준 경우
- 세입자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집을 크게 파손한 경우
- 재건축 등으로 철거가 예정되어 있고 계약 당시 이를 미리 알린 경우
특히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거절한 뒤 갱신되었을 2년 안에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면, 기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갱신 후에도 세입자는 먼저 나갈 수 있습니다
갱신청구권으로 계약이 2년 연장되었더라도 세입자는 언제든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해지 효력은 집주인이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뒤에 생깁니다. 이사 계획이 바뀔 수 있다면 이 3개월을 미리 고려해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실제로 쓰는 절차는 아래 글에서 단계별로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월세상한제 5%, 오해하기 쉬운 부분
5%는 ‘꼭 올려야 하는 비율’이 아니라 올릴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서로 합의하면 동결하거나 오히려 낮춰서 갱신해도 됩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5%보다 낮은 상한을 정할 수 있으므로, 살고 있는 지역에 별도 기준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한 예시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 전세보증금 3억원 → 최대 인상액 1,500만원, 갱신 후 최대 3억 1,500만원
- 월세 100만원(보증금 별도) → 월세만 올린다면 최대 5만원, 갱신 후 최대 105만원
-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조정한다면 법정 전환율로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해 합친 금액 기준으로 5% 이내인지 따져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5% 상한이 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연장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세입자가 나가고 새 세입자와 계약하거나,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경우에는 상한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월세신고제, 누가 언제 해야 할까
전월세신고제는 임대차 시장의 거래 정보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제도입니다. 보증금이 6,000만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원을 넘는 계약이 대상이며, 수도권 전역과 광역시, 세종시, 제주도, 그리고 각 도의 시 지역 등에서 적용됩니다.
- 신고 기한: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 신고 방법: 주민센터 방문 또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온라인 신고
- 신고 의무자: 원칙적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공동, 한쪽이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인정
좋은 점은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된다는 것입니다. 따로 확정일자를 받으러 가지 않아도 되니 세입자에게도 이득입니다. 금액을 바꾸거나 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도 30일 이내 변경·해제 신고를 해야 합니다.
계약 만료 전 체크리스트
- 계약서의 만료일을 확인하고 ‘6개월 전’, ‘2개월 전’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둔다.
- 연장을 원하면 기간 안에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갱신 의사를 보낸다.
- 인상 요구를 받으면 5% 상한과 지역 조례 기준을 확인한다.
- 금액이 바뀌었다면 30일 안에 변경 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도 다시 확인한다.
- 이사를 갈 계획이라면 해지 통보 후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는 점을 반영한다.
보증금 보호를 더 단단히 하고 싶다면 전세권 설정도 함께 비교해 볼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계약갱신청구권은 몇 번까지 쓸 수 있나요?
A. 한 번만 쓸 수 있습니다. 행사하면 2년이 연장되므로 최초 2년을 포함해 최대 4년까지 거주를 보장받는 구조입니다.
Q.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청구권은 무엇이 다른가요?
A. 묵시적 갱신은 양쪽 모두 만료 전 정해진 기간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같은 조건으로 자동 연장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갱신청구권을 쓴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다음 만료 때 갱신청구권을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이 바뀌면 갱신청구권은 어떻게 되나요?
A. 대항력을 갖춘 세입자라면 새 집주인에게도 기존 계약과 갱신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새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분쟁 시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Q. 전월세 신고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금액은 계약 금액과 지연 기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 직후 바로 신고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마무리
임대차 3법의 핵심은 결국 ‘기간’과 ‘한도’입니다.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올릴 수 있는 한도(최대 5%), 신고해야 하는 기한(30일)만 정확히 기억해도 대부분의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제도 세부 기준은 개정될 수 있으니 계약 직전에는 국토교통부나 관할 주민센터의 최신 안내를 한 번 더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